'my room'에 해당되는 글 4건

  1. 2011/07/29 기억의 변증법, 추억 (2)
  2. 2011/06/07 남해 금산 - 이성복
  3. 2011/06/06 그땐 그게 사랑인줄 알았다 (2)
  4. 2011/05/22 I hate this love song (4)
요즘 일주일에 한번 기타를 배우러 다닌다. 김광석 동호회에서 알게 된 친구가, 우리 집 가까이에서 일주일에 한번씩 기타를 가르쳐주고 있다. 물론 그 시간만 기타를 만지는 터라, 어정쩡한 나의 태도에 대해 선생님이 자주 분노하신다. 고운 손 간직하여 어디에 쓰려냐고-0-

하이튼, 기타를 배우러 가든, 회의를 하든, 당구를 한게임 치든, 대부분의 일과가 10시가 넘어서 끝나는 관계로 집에 등을 붙이고 TV를 멍하니 바라보는 시간이 많이 줄었다. 집에오면 게임에 바둑에 미드를 보고 음악을 듣고 책을 읽는다는 것이 무척 고되다. 취침에 드는 것은 항상 3시가 넘어서야 가능한데도 집중을 못 하다보니 무언가 머리 속에 남는 것이 없이, 마치 필름 끊긴 이처럼 시간을 흘린다.

아마 어제도 그런 매가리를 가지고서는 티비를 보고 있었을 것이다. 이명세 감독이 만든 M이라는 다큐 비스무리 한 것이었는데, 자신의 작품에 출연했던 배우들을 하나하나 만나서 이야기를 나누는 포멧이었다. 강수연이 나오고, 박중훈이 나오고, 강동원이 나오고, 장동건이 나오고.. 그러다 최진실이 나왔다. 그러다 왈칵 눈물이 났다.

기억이라는 것이 현재의 내가 과거의 나를 추억하는 것이기에 100%라고 확정짓는 것이 나의 오만함을 확인하는 것일 때가 종종 있다. 즉 불완전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뇌세포 깊숙히 박혀 있는 그때의 촉감이 반응하여 지금의 감흥을 간지럽힌다. 아마도 최진실이 나에게 그런 존재였을 듯 싶다. 줄거리나 같이 출연했던 배우들을 자세하게 기억하지는 못하여도, '영후야~'라고 외치며 최수종에게 달려들며 카메라가 주위를 도는 장면만이 머리 속에 남아 있을 뿐이더라도, 그 당시에 내가 가지고 있던 감정에 대한 촉감은 아직 뇌세포가 기억하고 있으리라 짐작한다. 아마도 폴 뉴먼이 죽었다는 사실을 처음 안 그 어느 술집에서 흘린 눈물도 마찬가지 반응이였으리라 짐작한다. 아마도...

누군가가 나의 기억속에 남아 있는 것을 생각하다, 문득 그의 기억 속에 남아 있는 나를 짐작해 본다. 감추려 했던 무언가를, 내가 안다는 것을 모른 척 했다는 것을 알까 모를까. 알았다면 그것을 모른 척 했다는 것을 난 왜 몰랐을까. 뭐 이런 생각이 들고 그로 인해 나에 대한 촉감이 어떠 했을지 문득 궁금해졌다. '나'라는 공간이 가지고 있는 장소성이 어떤지가 문득 궁금해졌다.

친구가 된다는 것이, 친구를 만든다는 것이 얼마나 고된 작업인지를 새삼 느꼈다.

라고 해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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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햅.
남해 금산

이성복


한 여자 돌 속에 묻혀 있었네
그 여자 사랑에 나도 돌 속에 들어갔네
어느 여름 비 많이 오고
그 여자 울면서 돌 속에서 떠나갔네
떠나가는 그 여자 해와 달이 끌어 주었네
남해 금산 푸른 하늘가에 나 혼자 있네
남해 금산 푸른 바닷물 속에 나 혼자 잠기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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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햅.

그 날        

                                                             -이성복


그 날 아버지는 일곱 시 기차를 타고 금촌으로 떠났고

여동생은 아홉 시에 학교로 갔다

그 날 어머니의 낡은 다리는 퉁퉁 부어올랐고

나는 신문사로 가서 하루 종일 노닥거렸다

전방은 무사했고 세상은 완벽했다 없는 것이 없었다

 

그 날 역전에는 대낮부터 창녀들이 서성거렸고

몇 년 후에 창녀가 될 애들은 집일을 도우거나 어린 동생을 돌보았다

그 날 아버지는 미수금 회수 관계로 사장과 다투었고

여동생은 애인과 함께 음악회에 갔다

 

그 날 퇴근길에 나는 부츠 신은 멋진 여자를 보았고

사람이 사람을 사랑하면 죽일 수도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

 

그 날 태연한 나무들 위로 날아오르는 것은 다 새가 아니었다

 

나는 보았다 잔디밭 잡초 뽑는 여인들이

자기 삶까지 솎아내는 것을,

 

집 허무는 사내들이 자기 하늘까지

무너뜨리는 것을 나는 보았다

새점치는 노인과 변통의 다정함을

 

그 날 몇 건의 교통사고로 몇 사람이 죽었고

그 날 시내 술집과 여관은 여전히 붐볐지만

아무도 그 날의 신음 소리를 듣지 못했다

모두 병들었는데 아무도 아프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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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햅.

I hate this love song

my room 2011/05/22 20:53


하우스는 스스로의 불행함을 인정한다. 아니 인지해 버렸다. 그리고 그 불행함에서 벗어나고자 한다. 그 불행함을 야기하는 원인을 제거함으로 인해서 말이다. 하지만 그가 제거해야 될 것들은 그가 노력하는 것과는 거리가 멀다. 불행의 원인을 똑바로 보지 못한다. 그래서 또 다른 불행의 원인을 생산한다. 불행함과 멀어지는, 자신의 본질과 멀어지는 것은 어렵다.


이 재미없는 레이스가 어디까지 갈 것인가. 지극히 제한된 인간이라는 삶에서 레이스 도중에 경기장을 벗어난다는 것은 상상하기 어렵다. 하지만 한정되어 있기에 더욱 더 벗어나야 한다.



하지만 우리 모두가 알다시피 벗어나야 한다는 당위성은 벗어 날 수 없다는 현실에 부딪친다. 몸부림이 격해질수록 고통은 증가된다. 나를 넘어 내 주위를 함께.....



그렇기에 저들처럼 솔직하게 울어 제낄 수도 없다. 소심하게 엎드려 무릎꿇고 흐느낄 수 없다. 친절이 고통이 된다.


처음부터 내 몸뚱이 기댈 곳은 없었던 것인지 모른다.
뜨내기 삶이란, 정처를 찾을 수 없는 우리내 인생이란, 기댈 곳이란 애초에 존재하지 않았던 지도 모르겠다.


우리가 할 수 있는 건, 삼립 빵 두개와 찐 달걀을 건내는, 화류계 연애 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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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