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을만들기를 하는 데 있어서 주민참여라는 방법이 보편적이 되었다. 참여정부 때문인지는 모르겠지만 마을만들기를 하는 대부분의 사례에서 주민들이 참여하는 것을 크게 부각시켜 홍보하는 것을 볼 수 있다. 성미산은 거주민이 주도한 마을만들기의 성공적인 사례로 인정받고 있다. 공동육아를 비롯해서 마을 주민들이 함께 할 수 있는 다양한 방법을 연구하고 실천하고 있는, 대안적 공동체의 사례로 평가받는 곳이다. 자세한 부분까지 파고 들어가면 모든 부분에 찬성을 할 수는 없어도 그렇게 하지 않았더라면 지금의 성공도 불가능했지 않았을까, 라고 생각한다. 성미산이 주민참여의 가장 성공적인 사례라는 것은 분명한 듯 싶다.
그런 성미산이 지금 힘겨운 싸움을 벌이고 있다고 한다.
홍익재단이 마포의 숲을 없애고 학교를 짓는다고 한다. 이미 행정당국은 승인을 한 상태지만 정작 성미산 부근의 주민들은 강력하게 반대를 하고 있다. 이유를 자세하게 쓸 필요도 없을 것 같다. '숲을 없애 버린다'고 한다. 현재 평지에 있는 학교를 산을 깍고 숲을 없애서 만든 자리로 옮긴다는 것이다.
'주민참여'를 통한 마을만들기가 각광을 받고 있는 요즘, 개인적으로 하고 있는 고민 중에 하나가 주민들의 바람과 행정당국의 정책이 상반될 경우 어떻게 해야 하는가이다. 사실 주민참여라고 홍보하는 대부분이 눈가리고 아웅의 방식을 취하고 있다. 그래도 몇몇의 사례를 통해서 희망을 얘기하고는 한다. 근데 주민이 주도하여 마을만들기를 하는데 행정의 도움이 없이는 불가능하다. 그리고 행정이 뒤돌아 서는 순간 막막해지는 것이 현실이다.
성미산의 사례를 여기저기 보여주며 홍보했던 것이 행정이었다. 그러나 실제로 그들이 원하는 마을에 일이 행정의 정책과 어긋날 경우 보이는 태도는 실망스럽기 짝이 없다(팔당댐 농민들의 사례가 대표적이다). 가득이나 녹색이 보이지 않는 서울에서 주민들이 함께 할 수 있는 숲을 없앤다는 결정이 지역 거주민들의 의견을 거스르고도 추진될 수 있다는 시점과 주민참여형 마을만들기를 권장하는 시점이 묘하게 어우러진다. 한 시점에서 동시에 일어나기 어려운 상황이지만 분명히 벌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행정이라는 것이 다양한 관점을 갖고 사례별로 다르게 접근한다, 라고 변명할 수 있지만, 어떤 논리와 판단기준을 가지고 움직이는 지는 한번쯤 생각해볼 일이다. 주민참여라는 것이 말처럼 쉬운 것이 아니지만 잘 훈련된(계몽적 차원이 아닌 기능적 차원에서, 자신의 능력을 끌어내는 방법을 터득한 다는 의미에서) 주민들만 있으면 어떻게든 가능하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주민참여라는 아름다워 보이는 과정조차도 자본의 욕망 앞에서 지켜내기는 쉽지 않다.
하긴 그 욕망 앞에 지킬 수 있는 것이 뭐가 있냐고 물으시면 딱히 할 말은 없지요.
사진출처: 한국내셔널트러스트에서 온 메일에 첨부된 사진을 사용하였습니다. 널리 알려 달라는 의도로 보내신 메일이라 생각하고 사용을 허락하였습니다. ^^
'서재' 카테고리의 다른 글
| 천사의 사랑; 공유된 기억이 상실된다면? (9) | 2010/07/02 |
|---|---|
| <방자전> (4) | 2010/06/11 |
| 성미산 마을숲 (2) | 2010/06/10 |
| 2010 602 지방선거 후기 (0) | 2010/06/08 |
| Is this the H-logic? (0) | 2010/05/31 |
| 나는 어떻게 무소유를 소유할 것인가? - 이용재 (0) | 2010/04/01 |



